쌍용 다음은… 에디슨 먹튀 는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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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31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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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전북 군산시 에디슨모터스 군산공장 준공식에 당시 강영권 회장(왼쪽 넷째), 송하진 전북도지사(오른쪽 셋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셋째), 강임준 군산시장(오른쪽 두번째) 등이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미국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던 강영권(63) 전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지난 10월 25일 강 전 회장과 에디슨모터스 및 관계사인 에디슨EV 전직 임원 등 4명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두고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주가조작의 ‘정석’에 충실했다”는 평가가 많다. 흔히 주가조작에는 큰 그림을 그리는 ‘주포’, 돈을 대는 ‘쩐주’, 실제로 주식을 매매하는 ‘기술자’, 주식의 ‘대주주’가 등장하고 여기에 감초로 애널리스트와 기자가 객원으로 영입되기도 하는데 이런 큰 그림에 충실했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의 주가조작은 복잡한 것 같지만 알고 나면 단순하다. 큰 그림을 그리는 ‘주포’가 ‘쩐주’에게 돈을 빌린 다음 코스닥 상장사에 투자한다. 보통 나중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CB(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투자한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바꿔서 시세차익을 얻고, 떨어지면 사채로 돈을 회수하면 된다. 작전에서 ‘주포’는 경영권을 인수하지 않는다. 결말이 ‘대주주’의 구속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가를 올리려면 ‘재료’가 필요하다. ‘핫’한 유망 기술이 등장하는데 위성개발, 수소·전기 에너지, 소형원자로 등의 아이템을 홍보하며 개미들의 주목을 끈다. 사실 개미들도 이러한 기술이 성공할 것이라 믿는 경우는 드물다. 작전에 잠시 끼어들었다 빠져나오면 된다면서 대박을 꿈꾸며 고위험 고수익 투자에 뛰어든다. 개미들의 대박 욕망을 펌프질하는 역할은 애널리스트와 기자가 맡는다.
평택 부지에 아파트 지을 계획이었나?
다시 에디슨모터스로 돌아오면 이제 이해가 쉽다. KBS ‘연예가중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등을 연출한 지상파 PD 출신인 강 전 회장은 쌍용차 인수를 추진한다는 호재를 내세워 주가 띄우기에 나섰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강 전 회장은 쌍용차 인수를 추진할 즈음 숱한 언론에 등장해 ‘미국 테슬라를 꺾기 위해 에디슨이라고 사명을 지었다’고 홍보했었다. 그러면서 개미투자자들의 돈을 긁어모았다.
실제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10월 20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인수·합병(M&A)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매출 900억원대의 에디슨이 2조9500억원대의 쌍용차를 인수하자 업계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말이 나왔다. 이 회사의 자금 조달 창구였던 코스닥 상장사 에디슨EV 주가(종가기준)는 지난해 5월만 해도 주당 6000원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1월 12일 8만2400원까지 뛰었다. 하지만 쌍용차는 지난 3월 28일 “에디슨모터스 측이 인수대금을 예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납입기한인 지난 3월 25일까지 2743억원 상당의 인수대금 잔금을 납입하지 못해 결국 계약은 해지됐다.
인수·합병 계약을 맺기 전부터 급등하던 에디슨EV(현 스마트솔루션즈) 주가 역시 지난 3월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한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이 회사는 법원으로부터 내년 4월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상태지만 강 전 회장까지 구속되면서 ‘상폐(상장폐지)’의 기로에 서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대체적으로 강 전 회장이 처음부터 쌍용차 인수가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 주가조작의 세계에 뛰어들었을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대주주가 주가가 오른 상태에서 주식을 처분하면 즉시 검찰과 금감원에서 달려온다는 것은 금융계의 상식이다. 과거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되었던 IT업체 대표는 “대주주가 고점에서 주식을 처분하면 내부자거래, 주가조작 등으로 100% 검찰 조사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만일 이익이 있었다면 그 액수 그대로 검찰이 환수하기에 대주주가 얻을 것은 없다.
증권가에서는 강 전 회장이 자신의 베팅이 승산 있다고 여겼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강 전 회장이 자신이 인수할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에 아파트를 지을 계획을 세웠었다는 말도 나온다. 당시는 정부가 아파트 지을 곳을 못 찾아 걱정하던 시기였다. 문재인 정부가 ‘군산형 일자리’라며 중점적으로 밀고 있던 전북 군산시로 자동차 공장을 이전하고 추가로 정부 지원을 받는다면 평택공장 부지에는 아파트를 지어 충분히 승산 있는 사업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여겼을 법하다. 이러한 구상이 가능하다는 시그널을 실제 정부에서 주었다면 투자금은 자연스럽게 모였을 수도 있다.
이와 관련 기업 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계 관계자는 “아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당선됐다면 강 전 회장의 계획이 성사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강 전 회장은 당시 여권과 아주 긴밀한 관계였다”고 전했다. 실제 2019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이 태국을 방문했을 때 강 전 회장과 함께 에디슨모터스 전기버스에 탑승해 기념 촬영을 한 일도 있었다. 강 전 회장을 잘 아는 금융계 인사는 “민주당이 다시 집권하면 3월 말 마지막 인수대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 전 회장이 생각했을 수 있다”고 했다.
자동차에 이어 이번에는 우주사업 띄우기
증권가에서는 에디슨모터스의 먹튀 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말도 나온다. 상폐 기로에 놓인 에디슨EV가 최근 자회사 에디슨이노(현 이노시스)를 통해 CB를 발행했기 때문이다. 에디슨이노는 지난 6월 임시 주총을 통해 사명에서 ‘에디슨’을 떼어내고 신규사업에 ‘우주발사체 및 위성체, 항공우주분야 사업’을 추가했다. 원래 에디슨이노는 정형외과 보철물 등 의료기기 사업과 전기계량기 등 전기에너지 사업을 하던 기업이라 갑작스러운 우주산업 진출에 시장은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였다. 누리호 발사 성공 이후 우주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다시 주가를 띄울 목적으로 새로운 테마를 만든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에디슨이노의 전기에너지 사업도 지난 3월 에디슨EV에 인수된 이후에야 신규사업에 추가한 것이다. 몇 개월 사이에 영위하는 사업이 시시각각 변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에디슨이노의 주가는 ‘한탕’을 노린다는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우주산업 진출이 발표된 직후 1만600원이었던 주가가 7월 중순 1만7500원까지 2주 새 65%가량 급등했다.
에디슨이노의 신사업은 ‘이노시스, 수소연료전지 부품소재 협동화 단지 조성 협약’(9월 1일), ‘이노시스 주가 강세, 2030년까지 전기차 330만대 생산’(9월 29일), ‘이노시스 주가상승, 尹 대통령 미 전기차 차별 해법 모색’(9월 30일), ‘이노시스 주가 바닥서 꿈틀… 외국인 90만주 이상 대량매수 눈길’(10월 20일), ‘위성 발사업체, 이노시스와 업무협의’(10월 25일) 등의 제목으로 일부 매체에서 집중적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여의도 증권사 관계자는 “대기업이 10년 투자해도 기술개발이 힘든 우주산업에서 몇 개월 만에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라며 “기업 가치를 냉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출처 : 주간조선(http://weekly.chosun.com)
미국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던 강영권(63) 전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지난 10월 25일 강 전 회장과 에디슨모터스 및 관계사인 에디슨EV 전직 임원 등 4명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두고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주가조작의 ‘정석’에 충실했다”는 평가가 많다. 흔히 주가조작에는 큰 그림을 그리는 ‘주포’, 돈을 대는 ‘쩐주’, 실제로 주식을 매매하는 ‘기술자’, 주식의 ‘대주주’가 등장하고 여기에 감초로 애널리스트와 기자가 객원으로 영입되기도 하는데 이런 큰 그림에 충실했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의 주가조작은 복잡한 것 같지만 알고 나면 단순하다. 큰 그림을 그리는 ‘주포’가 ‘쩐주’에게 돈을 빌린 다음 코스닥 상장사에 투자한다. 보통 나중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CB(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투자한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바꿔서 시세차익을 얻고, 떨어지면 사채로 돈을 회수하면 된다. 작전에서 ‘주포’는 경영권을 인수하지 않는다. 결말이 ‘대주주’의 구속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가를 올리려면 ‘재료’가 필요하다. ‘핫’한 유망 기술이 등장하는데 위성개발, 수소·전기 에너지, 소형원자로 등의 아이템을 홍보하며 개미들의 주목을 끈다. 사실 개미들도 이러한 기술이 성공할 것이라 믿는 경우는 드물다. 작전에 잠시 끼어들었다 빠져나오면 된다면서 대박을 꿈꾸며 고위험 고수익 투자에 뛰어든다. 개미들의 대박 욕망을 펌프질하는 역할은 애널리스트와 기자가 맡는다.
평택 부지에 아파트 지을 계획이었나?
다시 에디슨모터스로 돌아오면 이제 이해가 쉽다. KBS ‘연예가중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등을 연출한 지상파 PD 출신인 강 전 회장은 쌍용차 인수를 추진한다는 호재를 내세워 주가 띄우기에 나섰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강 전 회장은 쌍용차 인수를 추진할 즈음 숱한 언론에 등장해 ‘미국 테슬라를 꺾기 위해 에디슨이라고 사명을 지었다’고 홍보했었다. 그러면서 개미투자자들의 돈을 긁어모았다.
실제 에디슨모터스는 지난해 10월 20일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인수·합병(M&A)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매출 900억원대의 에디슨이 2조9500억원대의 쌍용차를 인수하자 업계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말이 나왔다. 이 회사의 자금 조달 창구였던 코스닥 상장사 에디슨EV 주가(종가기준)는 지난해 5월만 해도 주당 6000원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1월 12일 8만2400원까지 뛰었다. 하지만 쌍용차는 지난 3월 28일 “에디슨모터스 측이 인수대금을 예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납입기한인 지난 3월 25일까지 2743억원 상당의 인수대금 잔금을 납입하지 못해 결국 계약은 해지됐다.
인수·합병 계약을 맺기 전부터 급등하던 에디슨EV(현 스마트솔루션즈) 주가 역시 지난 3월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한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이 회사는 법원으로부터 내년 4월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상태지만 강 전 회장까지 구속되면서 ‘상폐(상장폐지)’의 기로에 서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대체적으로 강 전 회장이 처음부터 쌍용차 인수가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 주가조작의 세계에 뛰어들었을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대주주가 주가가 오른 상태에서 주식을 처분하면 즉시 검찰과 금감원에서 달려온다는 것은 금융계의 상식이다. 과거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되었던 IT업체 대표는 “대주주가 고점에서 주식을 처분하면 내부자거래, 주가조작 등으로 100% 검찰 조사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만일 이익이 있었다면 그 액수 그대로 검찰이 환수하기에 대주주가 얻을 것은 없다.
증권가에서는 강 전 회장이 자신의 베팅이 승산 있다고 여겼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강 전 회장이 자신이 인수할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에 아파트를 지을 계획을 세웠었다는 말도 나온다. 당시는 정부가 아파트 지을 곳을 못 찾아 걱정하던 시기였다. 문재인 정부가 ‘군산형 일자리’라며 중점적으로 밀고 있던 전북 군산시로 자동차 공장을 이전하고 추가로 정부 지원을 받는다면 평택공장 부지에는 아파트를 지어 충분히 승산 있는 사업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여겼을 법하다. 이러한 구상이 가능하다는 시그널을 실제 정부에서 주었다면 투자금은 자연스럽게 모였을 수도 있다.
이와 관련 기업 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계 관계자는 “아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당선됐다면 강 전 회장의 계획이 성사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강 전 회장은 당시 여권과 아주 긴밀한 관계였다”고 전했다. 실제 2019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이 태국을 방문했을 때 강 전 회장과 함께 에디슨모터스 전기버스에 탑승해 기념 촬영을 한 일도 있었다. 강 전 회장을 잘 아는 금융계 인사는 “민주당이 다시 집권하면 3월 말 마지막 인수대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 전 회장이 생각했을 수 있다”고 했다.
자동차에 이어 이번에는 우주사업 띄우기
증권가에서는 에디슨모터스의 먹튀 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말도 나온다. 상폐 기로에 놓인 에디슨EV가 최근 자회사 에디슨이노(현 이노시스)를 통해 CB를 발행했기 때문이다. 에디슨이노는 지난 6월 임시 주총을 통해 사명에서 ‘에디슨’을 떼어내고 신규사업에 ‘우주발사체 및 위성체, 항공우주분야 사업’을 추가했다. 원래 에디슨이노는 정형외과 보철물 등 의료기기 사업과 전기계량기 등 전기에너지 사업을 하던 기업이라 갑작스러운 우주산업 진출에 시장은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였다. 누리호 발사 성공 이후 우주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다시 주가를 띄울 목적으로 새로운 테마를 만든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에디슨이노의 전기에너지 사업도 지난 3월 에디슨EV에 인수된 이후에야 신규사업에 추가한 것이다. 몇 개월 사이에 영위하는 사업이 시시각각 변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에디슨이노의 주가는 ‘한탕’을 노린다는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우주산업 진출이 발표된 직후 1만600원이었던 주가가 7월 중순 1만7500원까지 2주 새 65%가량 급등했다.
에디슨이노의 신사업은 ‘이노시스, 수소연료전지 부품소재 협동화 단지 조성 협약’(9월 1일), ‘이노시스 주가 강세, 2030년까지 전기차 330만대 생산’(9월 29일), ‘이노시스 주가상승, 尹 대통령 미 전기차 차별 해법 모색’(9월 30일), ‘이노시스 주가 바닥서 꿈틀… 외국인 90만주 이상 대량매수 눈길’(10월 20일), ‘위성 발사업체, 이노시스와 업무협의’(10월 25일) 등의 제목으로 일부 매체에서 집중적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여의도 증권사 관계자는 “대기업이 10년 투자해도 기술개발이 힘든 우주산업에서 몇 개월 만에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라며 “기업 가치를 냉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출처 : 주간조선(http://weekly.chosun.com)